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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12경기 10승' 울산, 역대급 페이스…2년 연속 우승 '정조준'

울산 현대가 시즌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개막 12경기 성적은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 역대 최고 성적 타이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2라운드 현재 10승 1무 1패, 무려 31점의 승점을 쌓았다. 2위 FC서울(승점 23)과 격차는 8점이다. 12개 구단 중 승점 20을 넘긴 팀이 울산과 서울, 포항 스틸러스(승점 20) 등 3개 팀뿐인데, 울산은 이 중에서도 홀로 30점대 승점을 기록 중이다.K리그 역사를 돌아봐도 눈에 띄는 초반 페이스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울산의 개막 12경기 성적은 K리그 통산 공동 2위 기록이다. 2008년 수원 삼성(11승 1무·승점 34)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2006년 성남 일화(성남FC)와 2015년·2018년 전북 현대, 그리고 올해 울산이 개막 12경기에서 승점 31을 따냈다. 울산에 앞서 개막 12경기에서 승점 31 이상을 거둔 팀들은 모두 해당 시즌 K리그 정상에 올랐다.승강제 도입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전북과 함께 공동 1위 기록이다. 만약 1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전에서 승리하면 울산은 승강제 도입 이후 개막 13경기에서 가장 많은 승점을 쌓은 팀으로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전북은 앞서 2015년과 2018년 13번째 경기에서 패배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전력에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홍명보 감독의 축구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특히 이번 시즌 울산의 패스 관련 지표는 대부분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다.울산은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602.25개) 패스 성공률(86.13%) 전진 패스(236.83개) 등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공격지역에서 패스를 시도한 횟수나 성공 횟수는 리그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공격지역 패스 성공은 경기당 평균 104.85개, 리그 2위인 인천 유나이티드(76.45개)보다도 30개 가까이 많다.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는 상대가 아무리 단단하게 수비벽을 구축한다고 해도 빈틈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빈틈을 누구라도 잘 파고들어 결실을 맺고 있다. 이적생 주민규와 루빅손이 각각 6골과 5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엄원상과 바코, 황재환도 2골씩 기록 중이다. 김민혁(3개) 엄원상·마틴 아담·박용우(이상 2개) 등도 어시스트로 힘을 보태고 있다. 전방에서 경기당 2골에 가까운 23골을 만들어냈다면, 후방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수비라인으로 막아서고 있다. 수문장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김영권이 정승현 또는 김기희와 센터백 라인을 지키고, 설영우와 이명재 김태환이 양 측면에 버티고 서 있다. 12경기에서 단 9골만을 실점, K리그 유일의 0점대 실점률을 기록 중이다.울산의 압도적인 공·수 밸런스는 선제골 득점·실점에 따른 결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울산은 이번 시즌 선제골을 넣은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선제골을 넣고 승기를 잡은 뒤 수비진이 단단히 버텼다는 의미다. 선제 실점한 5경기에서도 3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다. 분위기가 넘어간 뒤에는 공격진이 5경기 중 4경기에서 반전을 이끌어낸 셈이다.홍명보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부임 후 전북 포비아를 비롯해 울산의 여러 징크스를 깨트리며 17년 만의 우승을 이끌더니, 이제는 울산에 ‘우승 DNA’를 심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울산의 시선은 창단 첫 K리그 2연패라는 대기록을 향해 있다.김명석 기자 2023.05.11 06:01
연예일반

'피는 못 속여' 이형택, 김혜수와의 열애설 기사에 '화들짝'..엄마표 스크랩북 감동

‘대한민국 대표 로커’ 김정민 가족의 스포츠 일상과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의 애틋한 고향 방문기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덥혔다. 30일 방송된 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이하 ‘피는 못 속여’) 21회에서는 가수 김정민이 출연해 ‘축구 유망주’로 폭풍 성장한 두 아들 태양(16세), 도윤(15세)군과의 하루를 공개했다. 또한 이형택은 5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맞아 고향 횡성을 방문해, 테니스 선수의 꿈을 키워준 모교 은사와 홀로 자신을 키워주신 어머니를 만나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스튜디오에 첫 출연한 김정민은 강호동 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우리 아이들이 운동선수를 꿈꾸고 있어 ‘피는 못 속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현재 ‘축구 명문’ 안동중학교 골키퍼인 큰 아들 태양이가 경북 대표로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둘째 도윤이도 ‘FC서울 U-15’ 오산중학교 공격수로 활동 중이라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이동국은 “두 팀 모두 축구 명문팀이 맞다”며 칭찬했고, 김정민은 다소곳한 ‘학부형 자세’로 이동국의 말을 경청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김정민의 막내 아들도 야구를 배우고 있는데, 이에 대해 김정민은 “농구선수 출신인 아내 루미코가 슈퍼 DNA”라고 밝혀 반전을 안겼다. 잠시 후 김정민X태양X도윤 삼부자의 ‘방구석 몸만들기 하드 트레이닝’ 모습이 VCR로 공개됐다. 여기서 태양X도윤이가 불꽃 푸시업 대결에 나서며 ‘형제의 난’ 1차전이 발발했다. 승부는 무승부로 끝났고, 곧바로 ‘창과 방패’의 대결로 2차전이 펼쳐졌다. 형제는 온 가족이 축구장에 총출동한 상황에서 승부욕을 폭발시켰다. 이를 본 강호동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결국 형 태양이가 프리킥과 페널티킥 총 6개의 슈팅 중 4개를 막아, 승리를 차지했다. ‘선수 엄마’ 루미코의 열혈 서포트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맞대결에 앞서 두 아들의 다리에 직접 스포츠테이핑을 해준 루미코는 집에 돌아온 후에도 냉온욕과 아로마 마사지 등으로 ‘스포츠맘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어진 ‘영양 듬뿍’ 엄마표 식사자리에서는 태양X도윤이가 “국가대표”와 “프리미어리그”라는 꿈을 고백했다. 이에 루미코는 “둘 다 국가대표가 되서 같은 팀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며 아들들을 응원했다. 두 축구 유망주의 하루를 지켜본 이동국은 태양이에 대해서 “어릴 때 필드를 뛴 경험이 골키퍼를 뛰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고 평했고, 도윤이에 대해서는 “기본기가 잘 돼있다”고 칭찬해 김정민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딸 미나와 함께 모교에 방문한 이형택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형택 모교에는 이형택의 사진과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곳곳에 걸려 있어 이형택을 으쓱하게 했다. 이형택은 모교 테니스 후배들과 만나,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며, ‘테니스 모자’를 선물로 건넸다. 레슨 후 그는 자신을 테니스에 입문시켜준 아버지 같은 스승 이종훈 씨와 해후해 “미나의 실력을 테스트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종훈 씨는 미나와 직접 테니스를 해본 뒤, 애정 어린 조언을 해줬다. 뒤이어 세 사람은 모교 테니스장 한 켠에 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눴다. 여기서 이종훈 씨는 가난했던 시절 테니스 수업 중 제자들과 나눠 먹었던 ‘볶은 콩’을 꺼내보였다. 볶은 콩을 함께 먹으며 그 시절 이야기를 하던 중, 이형택은 스승과의 인연에 대해 “운명이었다”며 고마워했다. 특히 이형택은 “가정 형편은 제쳐두고 오직 실력만으로 (이형택을) 발탁했다”는 스승의 이야기에, “아버지가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셨다”라며 테니스 라켓과 모자도 사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스승은 그런 이형택을 위해 자신의 고기 반찬 도시락도 기꺼이 내어줬었고, 이형택은 아버지의 빈 자리를 채워준 스승의 사랑과 가르침에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이형택은 미나와 함께 본가로 가, 어머니 최춘자 씨를 만났다. 어머니는 집안 곳곳에 세워둔 트로피와 액자, 희귀템 등을 자랑스레 보여주며, 아들과의 추억을 소환했다. 특히 어머니가 꺼낸 ‘이형택 실록’급 스크랩북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 천재’로 떠올랐던 이형택의 활약상과 함께,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한 열애설이 등장해 미나를 놀라게 했다. ‘서로의 이상형(?) 이형택-김혜수 만남 불발’이라는 제목을 본 딸 미나는 “엄마가 이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이형택 어머니는 이처럼 정성스럽게 스크랩을 한 이유에 대해 “형택이의 경기장에 못 가서 신문을 사서 봤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형택은 “어머니가 경기장에 오시면 경기에 패했다. 그 징크스를 은퇴 때까지 깨지 못했다”고 죄송스런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어린이날 세상을 떠나셨는데, 철없던 나를 보는 어머니 마음이 힘드셨을 것 같다”고 덧붙여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봉중근은 “저희 아버지도 30년간 택시운전을 하시다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려 또다시 현장을 눈물로 적셨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모두가 한 마음으로 공감하는 부모님의 사랑과, 부모 못지 않은 사랑과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의 은혜를 되새겨 보게 하는 따뜻한 한 회였다. 방송 후 공개된 예고편에는 이동국 딸이자 ‘주니어 테니스 선수’ 재아의 근황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야구 경기에 출전한 봉중근 아들 재민이의 이야기와, 김정민 아들 태양X도윤이의 축구 시합 모습도 담겨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김정민-루미코 부부, 두 아들 진짜 잘 키웠네요.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파이팅!”, “의외로 루미코 씨가 슈퍼 DNA였군요. 태양X도윤 꼭 ‘형제 국대’ 되길~”, “이형택 선수의 가족사와 은사님 이야기에 펑펑 눈물을 쏟았네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성장해준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 놀랍습니다. 미나도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많이 배우고 성장했을 것 같아요” 등 뜨거운 피드백을 보냈다. 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는 매주 월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사진=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 이지수 2022.05.31 07:24
프로야구

'4연승' 소형준 "두산전 하던대로...어버이날 호투는 기뻐"

KT 위즈 오른손 선발 투수 소형준(21)이 4연승을 거뒀다. 소형준은 8일 어버이날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소속팀의 5-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2년(2020~2021) 동안 두산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던 소형준은 올 시즌 첫 무실점 투구도 두산을 제물로 해내며 '곰 잡는 괴물' 면모를 이어갔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며 두 자릿수 승수를 향해 순항했다. 소형준은 경기 뒤 "두산전이라고 특별히 다른 건 없다. 나는 하던대로 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선두 타자 승부가 잘 이뤄진 게 좋은 투구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부모님께 어버이날 승리를 선사한 점은 의미를 부여했다. 소형준은 2020년 5월 8일, 어버이날에 나선 프로 무대 데뷔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 승리투수까지 거머쥐었다. 소형준은 "(오늘 등판을 앞두고도) 2년 전 어버이날에 잘 던진 기억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부모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08 17:56
프로야구

송곳 같은 몸쪽 공략...곰잡은 괴물 소형준

곰만 만나면 펄펄 난다. '괴물' 소형준(21·KT 위즈)이 2022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소형준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T가 5-0으로 승리하며 그는 시즌 4승(1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86에서 3.18로 낮췄다. 위닝시리즈(2승 1패)를 거둔 KT는 올 시즌 15승 16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에 다가섰다. 이날 소형준은 과감한 몸쪽 승부로 두산 타자들을 제압했다. 2회 말 두산 4번 타자 김재환과의 첫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몸쪽으로 파고드는 컷 패스트볼(커터)을 구사해 파울팁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 타자 박세혁에게도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보여준 뒤 커브를 몸쪽으로 붙여 헛스윙을 유도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 좌익수로 왼손 타자 조수행 대신 오른손 타자 신성현을 투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좌타자가 공략하기에 소형준의 공(커터)가 까다롭기 때문에 신성현을 먼저 넣었다"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오른손 타자도 몸쪽 공략으로 제압했다. 2회 말 2사 박계범 타석 때 1~4구 모두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 뒤 몸쪽 커브로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아 삼진을 솎아냈다. 3회 말 상대한 강진성과 신성현 등 다른 오른손 타자들에게도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소형준은 4회 말 김재환과의 두 번째 승부에서도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 말 2사 1루에서 상대한 박세혁에게는 볼 2개를 먼저 던지며 불리한 볼카운트(2볼)에 놓였지만, 몸쪽 투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아낸 뒤 풀카운트에서 1루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KT 타선은 소형준에게 5점을 지원했다. 2회와 4회 초 공격에서 심우준과 박병호가 각각 희생플라이 타점을 기록했다. 6회 초에는 두산 투수 장원준의 송구 실책을 틈타 1점을 추가했고, 이어 조용호가 적시타를 때려냈다. 7회 초 1사 만루에서는 대타 오윤석이 중견수 뜬공을 치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소형준은 7회 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타 처리했다. KT 셋업맨 주권이 8회, 클로저 김재윤이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내냈다. 소형준은 지난 2년(2020~2021) 동안 등판한 두산전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나선 올 시즌 두산전 첫 등판에서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고전했다. 소형준은 "그동안 강했던 팀을 상대할 때 자신감을 갖고 나선다"라며 개의치 않았다. 결국 그는 두산을 제물로 올 시즌 첫 무실점 투구를 해내며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소형준은 2020년 어버이날에 두산을 상대로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2년 만에 나선 어버이날 두산전에서도 호투했다. 소형준은 나도 (2년 전 호투를) 알고 있었다. 부모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잠실=안희수 기자 2022.05.08 17:37
야구

[IS 인터뷰]'8호 대기록' 소형준 "다음 등판,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늘려야"

소형준(19·KT)이 류현진(토론토)과 같은 기록을 썼다. 역대 여덟 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거뒀다. 소형준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소속팀이 개막 3연전에서 전패를 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씩씩했다. 1회는 상대 거포 라인인 오재일과 김재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을 했다. 2회는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의 타격 기술에 피안타를 기록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진루타 2개와 땅볼을 내주며 추가 실점을 했다. 그러나 3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1사 1루에서 상대한 김재환과 최주환을 모두 뜬공 처리했다. 4회는 김재호, 박세혁, 허경민을 모두 땅볼 처리했다. KT 야수진은 홀로 분전하던 막내에게 힘을 보탰다. 앞선 세 경기에서 평균 3득점에 그친 타선이 5회 공격에서만 6득점을 했다. 7-2, 5점 앞선 상황에서 나선 소형준은다시 한번 5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이 과정에서 1루수 강백호는 강습 타구 처리, 2루수 박경수는 느린 타구를 잘 처리했다. 타선은 이후에도 추가 득점을 했다. 주권과 전유수가 6~8회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세를 굳혔다. 반전은 없었다. KT가 12-3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이 역대 세 번째로 이 기록을 썼고, 그처럼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소형준이이 여덟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소형준과의 일문일답. -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에는 내 공이 '붕' 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구의 제구가 너무 높았다. 안 잡혀서 걱정도 했다. 그러나 2회부터 힘을 빼고 던진 뒤 좋은 결과가 있었다." - KT가 3연패였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은 있었다. 그러나 선배들이 '편하게 던져라'고 조언했다. 룸메이트인 배제성 선배, 포수 장성우 선배와 얘기를 나눴다. 성우 선배는 '지난 시즌 우승팀이기 때문에 편하게 던져도 된다'고 했다." - 긴장이 풀린 순간은.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을 때다." - 두산 타선을 상대한 소감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장성우 선배의 사인대로 던지려고 했다." - 5회에 타선이 역전한 뒤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어떤 심정이었나. "텐션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의식하지 않고 던지려고 했다. - 4월 21일 한화전(연습경기)에서는 호투하고도 볼넷을 내준 점을 먼저 언급했다. 이 경기 뒤 느낀 보완점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한 점이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니까 상대 타자들이 자신 있게 스윙을 하더라.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야 한다." - 비가 왔다. 어떤 생각을 했나. "5회말까지는 더 오지 않기를 바랐다." - 어버이날이다. 큰 선물을 했다. "부모님이 더 긴장하셨다. 그래도 '편한 마음으로 던져라'고 하셨다. 앞으로 더 효도해야겠다." - 역대 여덟 번째 대기록이다. 역대 처음으로 한 팀에서 2명이 나왔다. "김민 선배가 바로 전에 이 기록을 해내지 않았나. 김민 선배도 '나도 데뷔전에서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면서 '볼넷 주지 말고 네 공만 던져라'고 조언했다. 같은 기록을 해서 기쁘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8 22:30
축구

대구 판 다이크 꿈꾸는 정태욱 "환호받는 태클이 골보다 더 짜릿하다"

"홈 팬들이 제 플레이를 보며 열광할 수 있게 막고 태클하고, 기회가 오면 골까지 넣겠습니다. '달구벌 판 다이크'로 불리는 날이 오도록 할 거예요."프로축구 대구 FC 수비수 정태욱(22)은 오랜만에 웃었다. 정태욱은 지난 8일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홈경기에서 팀 승리를 확정하는 쐐기골을 박았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강윤구의 코너킥을 194cm의 정태욱이 훌쩍 날아올라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멜버른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 낸 볼이 재차 그의 앞에 떨어지자 오른발슛으로 침착하게 골 망을 갈랐다. 프로 1호 골. 기세가 오른 대구는 김대원(후반 35분) 정선호(후반 38분)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4-0 대승을 거뒀다. 경기 전까지 조 3위였던 대구는 이날 승리로 승점 9점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대구는 오는 2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승점 7)와 조별리그 최종 6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각 조 1·2위가 진출하는 16강에 오른다. 같은 조 1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승점 12)는 16강을 조기 예약했다. 이튿날인 9일 대구 삼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태욱은 "평소 훈련에서 자주 연습했던 약속된 플레이였다. 경기 전 안드레 감독님이 (강)윤구 형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내 머리를 겨냥하라고 하셨는데, 운 좋게도 실제로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라면서 "마침 어머니께서 경기를 보러 오셨는데, 어버이날을 맞아 좋은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 윤구 형과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치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중앙수비수로 꼽히던 정태욱은 프로 데뷔 시즌인 작년까지만 해도 '미운 오리'였다. 제주 유스 출신인 그는 구단의 대대적 홍보 속에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라운드에 서는 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2018년 기록은 리그 5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그마저 대부분 교체 투입이었다. 제공권은 좋지만 발이 느려 팀 전술에 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정태욱은 "기대를 많이 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면서도 "몸이 안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하루에도 두세 차례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향해 근육량을 늘렸다. 저녁 시간에는 서귀포 시내를 뛰며 지구력을 키웠다. 스피드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작은 보폭으로 뛰며 속도를 끌어올리는 연습을 했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대구에서 그는 백조로 거듭났다. 조광래 대구 대표는 늘 준비된 자세로 기다리던 정태욱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조 대표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스승인 김학범 감독에게 정태욱에 대해 물어봤더니 '정말 좋은 선수다. 스피드도 갖춘 선수라서 잘 성장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라면서 "김 감독의 얘기를 듣고 딱 우리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영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대구는 올해 1월 정우재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통해 정태욱을 데려왔다.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 리그 그리고 FA컵까지 병행하는 대구에서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지난달 17일 수원 FC와 FA컵 32강전에서 첫 출전 기회를 얻은 정태욱은 이후부터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리그 경기만 벌써 네 차례 뛰었다. 정태욱은 "작년에 경기를 거의 못 뛰어서 대구에선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다"라면서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첫 경기에서 실수 없이 뛴 덕분이다. 제주에서 보낸 1년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태욱은 평소에는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게 임무다. 하지만 세트피스나 팀이 뒤지는 상황에서는 공격수 같은 역할을 한다. 장신에서 나오는 가공할 제공권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또래보다 키(166cm)가 컸던 안양초 6학년 때부터 헤딩 연습을 꾸준히 해 온 그는 헤딩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당당한 체격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스키선수 출신 아버지 정연호(54)씨는 184cm,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어머니 황청윤(50)씨는 172cm다.대구에서도 헤딩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정태욱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크로스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는 연습을 4세트(세트당 8회) 마친 뒤에야 샤워장으로 향한다. 올 시즌만 해도 수원 FC와 FA컵 그리고 지난달 23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등 두 차례나 최전방에 섰다. 멜버른을 상대로는 프로 데뷔골까지 넣으며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의 면모를 과시했다. 정태욱은 "올 시즌 타점이 더 높아지고 정확해졌다"라면서 "수비수라서 그런지 골을 넣으면 무척 짜릿하다. 나도 모르는 킬러 본능이 잠재돼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태욱의 롤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다. 193cm에 92kg인 판 다이크와 체격은 물론이고 골 감각까지 닮았다. 그는 매일 판 다이크의 경기 영상을 보며 공부한다고 했다. 정태욱은 "아직은 멀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라면서 "득점력은 물론이고 탄탄한 수비력까지 빼놓지 않고 눈에 담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나도 대구의 판 다이크로 불리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정태욱은 팀의 간판스타 김대원·정승원과 1997년생 동갑내기다. 그는 "시즌 초반 승원이와 대원이가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다"면서도 "동시에 큰 자극이 됐다. 서로 힘이 되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 밖 정태욱은 평범한 20대다. 쉴 때는 극장을 찾아 어벤져스 시리즈를 보고, PC방에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다. 탕수육은 최고의 힐링 푸드. 그는 이광수와 박보영의 광팬이기도 하다. 두 배우가 나온 영화와 프로그램은 모두 챙겨 보는 편이다. 꿈은 태극마크를 다는 것. 정태욱은 "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다 보면 언젠가 (손)흥민이 형과 함께 뛰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날카로운 태클'과 '멋진 골' 중 어느 쪽이 떠 짜릿하냐고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수비수는 태클이죠. 아무리 멋진 골도 완벽한 태클에 비할 순 없어요. 팬들이 제 태클을 보고 환호해 주실 때 살아 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그렇다고 골을 포기하는 건 아니고요.(웃음)" 대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05.10 06:30
야구

[배영은의 질문 있습니다] 돌아온 김원석, "내 인생에 '탄탄대로'는 없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저에게 '탄탄대로'는 없습니다."이제는 조금 편한 길을 걷고 싶을 만도 한데, 한화 외야수 김원석(28)은 고개부터 저었다. 요즘 한창 유행했던 '꽃길'이라는 단어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그는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 그런 인생을 꿈꾼다. 노력하는 것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다.독립 야구단 출신의 무명 선수. 굽이굽이 너무 많은 길을 돌아왔다. 그런 그가 올 시즌 개막 직후 가장 환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개막전에 한화 1번 타자로 전격 선발 출장해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다. 그것도 지난해 22승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두산)의 시즌 첫 공을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 냈다. 그 다음 날엔 안타를 무려 네 개나 쳤다. 연장 11회 결승타도 날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새로운 인간 승리의 드라마에 야구계가 주목하고 환호했다.그 순간, 다 끝난 듯했던 시련이 한 번 더 찾아왔다. 개막 닷새 만에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열을 이탈했다. 하늘이 무심하고 야속했다. 그는 "왜 하필 '지금'인가, 왜 또 나인가 싶었다"며 애써 웃었다. 그러나 여기서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야구선수 김원석의 주무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극복'이다.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났다. 길고도 짧았던 한 달이 흘렀다.어느새 김원석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대전구장 더그아웃에 서 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이 얼마나 감사한 자리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새삼 그의 지난 인생과 지금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두서 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제 막 묵은 한을 풀어 버리려던 시기에 부상이 찾아왔다."시즌 준비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도 그렇게 빨리 부상이 올 줄은 몰랐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햄스트링 통증은 처음 느껴봤다.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회복하려고 애썼다. 지금도 웜업 때 누구보다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있다. 아프면 무조건 내 손해니까."-다치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가장 먼저 '왜 하필 지금'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왜 내가 또 이렇게 되나, 나는 또 여기까지인가.' 그런데 조금 지나니 다른 마음이 들었다. '지금'만 생각하면 아쉬운 게 맞다. 하지만 내가 다쳐서 재활을 한다고 해도 한화 유니폼을 입은 야구 선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유니폼조차 입지 못했던 때를 생각하면 그것조차 배부른 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1군에서 경기에 나서고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는 것은 내게 당연한 일이 아니라 감사해야 할 일인 거다. 그래서 열심히 재활을 했다. 다시는 아프지 않기 위해서."-그렇게 한 달 만에 돌아왔다."다시 1군에 와 있지만, 여기가 내 자리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자리에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너무나 많은데, 내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라인업에 계속 들어가려면, '열심히'는 물론이고 '잘' 해야 한다."-왜 야구 선수가 됐나."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처음엔 축구를 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몸싸움 없는 야구를 하는 게 낫겠다고 하셨다.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와 병행하면서 취미처럼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그때 야구로 진로를 정했다."-왜 야구였나."그냥 야구하면서 뛰어 다니는 게 좋았다. 사실 야구를 잘하지는 못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153㎝밖에 안 됐다. 우리 학교도 잘하는 팀이 아니었다. 사직중 3학년 때 1년 동안 1승 전패를 했다. 부산공고에 갔더니 1학년 때 또 1승 1무 전패를 했다. 이기는 기쁨을 거의 못 느껴봤다. (웃음) 그래도 우리끼리 똘똘 뭉쳐 열심히 했더니 3학년 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에 들었다. 선수가 16명뿐이라 내가 투수·3루수·중견수를 다 할 정도였는데, 선수 60명이 넘었던 천안 북일고도 이겼다. 지금도 어쩌다 모교에 가보면 후배들이 부산고나 경남고에 지는 걸 당연하다고 여길 때가 있더라. 그럴 때면 우리가 청룡기 4강에 갔던 얘기를 하면서 '너희도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김원석은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신이 난다. 고교와 대학(동의대) 선배인 LG 윤지웅에게 여전히 가끔 청룡기 얘기를 하며 어깨를 으쓱할 정도다. 마냥 즐겁기만 했던 열여덟 까까머리 고교생은 지금 벌써 20대 후반이 돼 있다. 그 사이 그 청년에게는 많은 일이 벌어졌다. 동의대에 진학한 뒤 매일 새벽까지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2012년 한화에 투수로 입단하자마자 타자 전향을 권유받았다. 결국 5개월 만에 배트를 쥐고 새 출발을 했지만,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 못하고 2년 만에 방출됐다.군 복무는 그때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곧바로 현역으로 입대했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가 열리던 2013년 10월, 이등병 김원석은 TV 화면으로 동기생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쓸쓸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그의 손에는 낡아빠진 걸레가 쥐어져 있었다. 이제 막 첫 실패를 맛본 젊은 야구 선수의 마음 속에는 그 순간이 아프게 새겨졌다. -그때 TV 속에서 누가 뛰고 있었나."두산 윤명준, 삼성 우동균과 동기생이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학창시절부터 잘 하던 선수들로 유명해서 알고 있었다. TV로 한국시리즈를 보고 있는데, 윤명준이 계속 등판해서 너무 잘 던지는 거다. 속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잘 하더니, 지금도 역시 잘 하네'라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였다. 누가 옆에서 툭 치더니 '걸레 빨러 안 가느냐'고 했다. 시간을 보니 청소할 시간이 다 됐더라."-벌떡 일어나야 했겠다."군대 걸레는 (대전구장 더그아웃의 잿빛 바닥을 가리키며) 딱 이런 색이다. 처음엔 파란색이나 초록색이지만, 나중에는 너무 더러워져서 빨아도 빨아도 그냥 계속 회색이다. (웃음) 그런 걸레를 빨아서 물기를 퍽퍽 털다가 문득 화장실 거울 속 내 얼굴을 봤다. 안 그래도 스물 다섯에 군대를 갔으니 남들보다 늦은 편이었다. 그 순간 '저 친구는 지금 프로에서 저렇게 잘 던지고 있는데, 나는 지금 몸에 걸레 빤 물이나 튀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다시 새롭게 의지를 다졌나."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전역하고 곧바로 연천미라클을 찾아갔다."-독립구단의 현실은 프로와 많이 다르다. 선수들에게 회비를 받아야 운영할 수 있다고 들었다."그렇다. 많이 어렵다. 선수들이 회비 70만원씩을 내도 운영비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 회비를 감당하기 위해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선수들도 있다. 다행히 나는 감사하게도 아버지가 도와주셨다. '네 뒷바라지 하는 게 내 행복이다. 넌 야구나 열심히 하라'면서 매달 회비를 내주셨다. 그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됐다."-그렇게 다시 한화로 왔다."이렇게 일찍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사실 나는 인생에서 '서른'의 의미를 아주 크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이 서른에도 별다른 가망 없이 2군에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면, 나 스스로 야구를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딱 서른까지 후회나 미련 없이 노력할 만큼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하루 빨리 다른 인생을 선택할 준비를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그럼 이제 다른 인생은 당분간 찾지 않아도 되겠다."살짝 보류가 됐다. (웃음) 그렇다고 앞으로도 달라질 건 없다. 내가 1군에 계속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지 않나. 계속 1군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매 순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딴 생각이 끼어들 틈 없이 야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른 계획은 보류하는 것이다. 급하게 생각하거나 당황스러워하지 않고, 차근차근 야구를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김원석의 부모는 고향 부산에 산다. 아버지는 김명균(62)씨, 어머니는 남경순(58) 씨다. 그는 부모님의 이름 한 글자, 한 글자를 정성스레 발음했다. 신문에 부모의 이름이 처음으로 실리게 됐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아들이 프로야구 선수라는 사실을 실감하기 어려웠던 부모다. 이제는 TV로 아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가장 큰 기쁨이다.아들 역시 부모의 자랑거리가 됐다는 게 행복하다. 몸 관리를 위해 금주를 하고 있지만, 아버지와 식사할 때는 유일하게 술을 입에 댄다. 그는 "아버지를 만났을 때만 맥주를 조금 마신다. 최근에는 대전으로 모셔서 한우를 대접했다"며 씩 웃었다. -꿈에 그리던 1군이다. 뛰어 보니 가장 좋은 점은 뭔가."아무래도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이다. 두 분은 항상 내게 '거만해지지 말고 더 겸손해야 한다. 늘 차분하게 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정작 어머님이 더 들뜨신 것 같다. (웃음) 사실 처음 프로에 지명돼 축하 인사를 받았을 때를 제외하면, 내가 야구 선수라는 것을 부모님도 실감하지 못하셨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아무 것도 한 게 없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TV 중계에도 나오고 주위에서 인사도 받으시니까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신다."-햄스트링 부상이 그래서 더 안타까웠을 듯하다."아무래도 그렇다. 부모님은 그냥 전화로 '괜찮냐'고만 물으시고 별 말씀 안 하셨다. 그래도 통화를 하면 내 기분을 살피시는 게 느껴지니 또 마음이 안 좋다. 괜히 내가 다치는 바람에 또 걱정만 시키는 아들이 돼버렸다. 그럴 때면 '한 달 안에 꼭 다 나아서 어버이날에는 1군에 올라가자. 그때 잘 해서 선물을 드리자'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결국 어버이날 전에 올라왔다."다행히 4일자로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어린이날 경기에서는 안타도 쳤다. 정작 어버이날에는 경기가 없었지만, 다시 내가 뛰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족했다."-그동안 어려운 길을 걸어 왔다.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은 어떻게 이어가고 싶나."이제 겨우 한 발 나갔을 뿐이다. 아무래도 '탄탄대로'는 못 걸을 것 같다. 인생도 그렇고, 야구도 그렇다. 대충대충 했는데도 운이 좋아 잘 풀리고 어려움 없이 나아가는, 그런 건 내 인생이 아닌 것 같다. 내가 100을 준비했을 때, 60~70 정도는 받을 수 있는 인생이라면 좋겠다. 그렇다면 80~90을 받기 위해 120~130을 준비하면 되는 거니까. 그만큼 내가 더 많이 노력해서라도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다."-노력의 보답을 받는 성취감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인가."운동이 그런 것 같다. 내가 하는 만큼 돌아온다. 나도 딱 그만큼만 받고 싶다. 내가 준비하는 만큼, 열심히 하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그라운드에 나와서 내가 생각한 플레이가 나오고,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는 것으로 돌려 받았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이 가장 크다. 그 성취감을 계속 느끼고 싶다." 대전=배영은 기자사진=한화 제공 2017.05.12 06:00
축구

강원FC, 가정의달 맞아 7일 인천전서 다채로운 이벤트

강원FC가 ‘가정의 달’을 맞아 7일 열리는 인천전에서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강원FC는 오는 7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치른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사이에 열리는 인천전을 맞이해 강원FC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어린이들은 무료로 축구장에 입장해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G1 좌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부모님과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평창의 이색적인 풍경과 강원FC의 열정적인 경기는 색다른 선물이 될 전망이다. 강원FC는 가족 단위 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경기장 외부에서는 킥오프 전까지 ‘엄마·아빠의 도전’ 이벤트가 열린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아버지는 5회, 어머니는 3회 이상의 볼 트래핑에 성공하면 강원FC 어린이 필통세트가 선물로 주어진다. 가족 관람 인증샷 이벤트도 펼쳐진다. 경기장을 찾은 가족 단위 팬들이 강원FC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로 인증샷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가족 사진 촬영권을 증정한다. 가족 사진 촬영권은 강원FC 후원의 집에서 제공한다. 또한 입장 관중 전원에게 종이 모자를 선물한다. 낮에 열리는 경기임을 고려해 팬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종이 모자를 준비했다. 종이를 설명에 따라 접으면 녹색과 오렌지색이 조화를 이루는 강원FC 모자가 완성된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은 종이에 그림을 그려 나만의 모자를 만들 수 있다. 강원FC는 인천을 상대로 홈 첫 승 사냥에 나선다. 2승3무4패(승점 9)의 강원FC는 K리그 클래식 10위에 올라있다. 상대 인천은 1승3무5패(승점 6)로 리그 최하위다. 강원FC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 홈 첫 승리를 챙기는 동시에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최용재 기자 2017.05.06 09:07
야구

ML 메모리얼데이 행사, KBO에선 왜 어렵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활약 중인 강정호(29)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원정 경기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안타 하나와 1타점을 기록했다. 0-0으로 맞선 1회 2사 2루 기회에서 선제 1타점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피츠버그는 7-0으로 승리해 강정호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강정호가 착용한 유니폼과 모자는 평소와 달랐다. 모자에는 군복에 사용되는 얼룩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유니폼도 팀 로고와 선수 이름 부분이 얼룩무늬로 처리됐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같은 날 홈에서 샌디에이고를 맞아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대호도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얼룩무늬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했다. 피츠버그와 시애틀 뿐 아니라 모든 구단들이 이날 얼룩무늬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했다.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로 지정된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메이저리그는 메모리얼 데이 외에도 전 구단이 함께 하는 기념일이 여럿 있다. 3월 17일 성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를 비롯해, 4월 15일 재키 로빈슨 데이(Jackie Robinson Day), 5월 둘째 주 일요일 어머니의 날(Mother's Day), 6월 셋째 주 일요일 아버지의 날(Father's Day)을 함께 기념한다. 선수들은 성 패트릭 데이 경기에서 초록색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한다. 초록색은 아일랜드에 처음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인물이자 아일랜드의 수호성인 성 패트릭을 상징한다. 4월 15일 모든 선수는 20세기 최초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백 넘버 42번을 달고 뛴다.분홍색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어머니의 날에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는 핑크빛으로 물든다. 선수들이 사용한 분홍색 장비는 경기 후 경매에 부쳐져 유방암 퇴치 사업에 쓰인다. 선수들은 자신의 어머니를 야구장에 초청하는 행사도 갖는다.5월 마지막 주 월요일로 지정된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는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하다. 남북전쟁 당시 희생된 전사자들을 기리는 기념일로, 이날 모든 선수들은 밀리터리룩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다. 경기 후 사용된 물품은 경매에서 팔리며, 대금은 미국 보훈청 등에 기부된다. 현역 또는 전역 군인들이 구장을 찾아 시구를 하는 등 여러 식전 행사를 갖는다.한국의 국가 공휴일 가운데 프로야구 일정에 속한 기념일이 있다. 어린이날(5월 5일) 석가탄신일(5월 6일) 현충일(6월 6일) 광복절(8월 15일) 추석(음력 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이다.하지만 KBO리그에서 국가 공휴일에 달라지는 건 경기 시작 시간 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주중이라도 휴일 경기 시간이 적용된다. 10개 구단이 함께 기념일의 뜻을 새기는 행사는 없다. 구단마다 이벤트를 여는 어린이날 정도가 예외다. 메이저리그처럼 현충일에 밀리터리 유니폼을 전 구단이 착용한다면 뜻깊은 일이 될 수 있다. 국가 공휴일은 아니지만, 어버이날도 기념할 만한 날이다. 선수가 팬 부모를 초청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케팅 요소로도 훌륭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프로야구가 한국 대표 스포츠인 만큼 전 국민이 함께 하는 기념일에 동참하는 것을 고려할 때가 됐다.KBO 관계자는 "기념일과 관련해 10개 구단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구단별 마케팅 계획이 세워져있기 때문에 조정이 쉽지 않다. 함께 기념일의 의미를 새기자는 의견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메이저리그는 하나의 업체가 30개 구단의 용품을 담당한다. 그러나 KBO리그는 구단별 용품 제작업체가 전부 다르다.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향후 구단 마케팅 부서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KBO리그 통합 마케팅은 어렵지만, 구단별 행사는 준비돼 있다.롯데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2016시즌 새 밀리터리 유니폼을 출시했다. 선수단은 6월 5·28일 홈 경기에서 새로운 밀러터리 유니폼을 착용한다. 밀리터리 티셔츠, 밀리터리 모자도 함께 판매된다. 한화는 6월 10·25일 밀리터리 용품을 착용하고 현충일과 6·25 전쟁 희생자를 기린다. 유병민 기자 2016.06.02 06:00
축구

'5월 기념일 강자' 서울, 어버이날 포항전도 승리 선언

FC서울이 5월의 기분 좋은 추억을 잇는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등 많은 기념일들이 있다. 덕분에 기념일에 맞춰 프로스포츠 경기가 열리며 많은 가족들에게 큰 기쁨을 전해왔다. FC서울 역시 그 동안 5월 기념일에 많은 경기를 개최해 왔다. 특히 이때마다 FC서울은 결과는 물론, 관중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어왔다.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둥지를 튼 이래 총 8번의 경기를 5월 기념일에 치렀다. 어린이날 4회, 어버이날 2회 그리고 스승의 날과 석가탄신일에 각각 1회씩 치르며 7승 1무를 기록 중이다. 무려 93.8%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FC서울은 8경기에서 25골을 터트리며 경기당 평균 3골 이상의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특히 ‘K리그 최고 스트라이커’ 데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5월 기념일 경기에 총 6번 출전해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4경기에서 6골 3도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 FA컵에서 1골을 넣은 데얀은 모든 대회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FC서울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고요한은 2011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열린 경남과의 경기에서 프로 첫 멀티골을 기록하며 최용수 감독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한 바 있다. 5월 기념일에 열린 FC서울 홈경기는 K리그 관중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우선 2010년 5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무려 60,747명의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이는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 6만 관중이자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FC서울이 최근 치른 8번의 5월 기념일 홈경기에 총 26만 6397명(평균 3만 3300명)이 입장했다. 같은 기간 K리그 주관 6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평균 4만 명(총 24만 9267명/평균 4만 1545명)이 훌쩍 넘는 등 5월 기념일에는 FC서울의 관중 기록도 춤을 췄다. FC서울은 오는 8일 어버이날에 열리는 포항전에서 5월 기념일의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자 한다. 최근 리그 7경기 연속 무패행진 중인 만큼 이번 포항전에서도 반드시 승리를 거둬 5월 기념일의 좋은 추억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6.05.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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